



농어촌 기본소득, 왜 시작도 전에 흔들리나
2025년 12월,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가장 뜨거운 정책 논쟁이 바로 농어촌 기본소득입니다. 정부가 인구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 지급을 예고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의 취지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재정 부담과 행정적 부작용 등 현실적인 한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논란을 살펴보기 전에 농어촌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시범지역은 어디인지, 어떤 혜택을 받게 되는지 먼저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농어촌 기본소득이란 무엇인지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 주민에게 나이, 직업, 소득과 무관하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현금성 급여를 통해 최소한의 생활 안정망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지역 소비를 늘려 농촌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지급액은 월 15만~20만 원 수준이며,
주민 개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농어촌 생활 기반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기본소득 형태의 직접 지원이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인구 유출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안정적인 재원이 필수입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논란이 지방비 60%라는 부담 구조인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촌 지역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은 어디인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은 총 10곳으로 확정되어 있습니다.
1차 선정 7곳과 2차 추가 선정 3곳으로 구성되며,
공통적으로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농촌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입니다.
1차 선정 지역은 경남 남해군,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남 청양군, 전북 순창군, 전남 신안군, 경북 영양군입니다.
이후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충북 옥천군, 전북 장수군, 전남 곡성군을 2차로 추가 선정해 총 10곳이 시범 운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습니다. 신안군은 8.2% 수준에 그치며 순창군과 영양군도 15% 안팎입니다. 이런 지역에서 수백억 원 단위의 지방비를 부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제도 시행 전부터 갈등과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충남 금산군처럼 공모 신청 자체를 포기한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혜택
농어촌 기본소득의 혜택은 무엇인지
농어촌 기본소득의 가장 큰 혜택은 주민 개인의 생활 안정성 향상입니다.
매월 현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급여에 대한 활용도도 높고 지역 소비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유도하고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역할도 기대되며, 고령층 비율이 높은 농촌 사회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핵심 혜택은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입니다. 소규모 지역일수록 소비는 곧 지역 상권 유지와 직결됩니다. 정기적인 기본소득 지급은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농촌 상권의 연쇄적인 활력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지역 안에서 돈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본소득 정책의 중요한 기대 효과입니다.
다만, 이 모든 혜택은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지방비 60% 부담 구조에서는 기존 복지사업을 줄이거나 농기계 보급 및 농업기반 정비 예산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오히려 지역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존재합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에서 시작된 갈등
시범지역들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예산 부족을 넘어섭니다. 남해군은 시범사업을 위한 도비 126억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군과 도의회 간 갈등이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순창군은 기본소득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도 농민수당 등 기존 복지 예산 132억 원을 삭감해 큰 반발을 샀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혜택을 주기 위해 기존 지원을 줄이는 것은 정책 취지와도 충돌합니다.
또한 시범지역 발표 후 인구가 급격히 늘자 위장 전입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안군은 두 달 만에 2천 명 넘게 증가했고 정선군과 영양군도 수백 명이 늘면서 행정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질적 이주인지, 정책 수혜를 노린 전입인지 지자체가 판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중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실험입니다. 취지는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인 재정 여건과 행정 구조를 고려할 때 지방비 부담률 60%로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지역 간 갈등, 기존 복지 축소, 위장 전입 의혹 등 다양한 문제가 이미 시범사업 초기부터 드러난 만큼 국비 비중 확대와 정책 구조 전면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농어촌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책임 분담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며, 정책 목적에 맞는 현실적인 운영 모델이 다시 정립되어야 합니다.
